상담과 글쓰기, 내면의 압력을 해소하는 두 가지 방법
상담을 받는 것이 왜 어려울까요?
많은 분들이 상담을 받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십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삶에 대한 통제감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마치 그 통제력을 잃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큽니다.
상담에 대한 문턱은 예전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심리적 장벽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없더라도 누구에게나 근심 걱정은 있게 마련입니다. 이런 것들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말하는 것의 힘
자신의 생각과 걱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마치 마음속에 쌓여 있던 가스를 빼는 것과 같습니다. 큰 심리적 어려움이 없더라도 스트레스나 걱정을 털어놓으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꺼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운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이 역시 상담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근심과 스트레스를 그대로 방치하면 나중에 더 큰 심리적 또는 신체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음과 몸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만성 통증 같은 신체적 문제도 심리적인 스트레스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상담자의 역할
상담자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비판단적으로 듣도록 훈련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일이 직업이기 때문에, 주변에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대상이 없다면 상담을 받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상담에서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단순히 현재 느끼고 있는 것과 생각하고 있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지만요.
상담자가 여러분에게 명쾌한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점집에서 하는 일이죠. 상담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서 마음속에 쌓인 압력을 덜어내고, 이를 통해 마음 더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생각과 감정을 의식화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때로는 말하지 않았을 때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얻기도 합니다.
가바사와 시온이 전하는 조언
일본의 정신과 의사 가바사와 시온은 말로 표현하면 모든 슬픔이 사라질거야에서 상담에서 주의해야 할 몇 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남의 험담은 한 번으로 충분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 오히려 더 불쾌해질 수 있습니다. 둘째, 힘들었던 일을 같은 방식으로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관점으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같은 관점을 반복하는 것은 힘들었던 일이 여러분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 강하게 할 뿐입니다. 셋째, 자기비하적인 말을 자주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가바사와 시온은 자기비하적인 말을 해저에 가라앉아 점점 쌓여가는 해양 쓰레기에 비유합니다. 당장은 보이지 않더라도, 이런 말들이 무의식에 쌓여 결국 여러분의 생각과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론 한두 번쯤 자기비하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이를 객관적으로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며, 상담자와 함께 이 과정을 거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글쓰기로 마음 정리하기
만약 상담을 받는 것이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면, 가바사와 시온은 글쓰기를 권장합니다. 저도 글쓰기를 권장할 때가 많아서 공감했습니다. 그는 "글쓰기만으로도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언어화를 통해 마음속에 쌓인 고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스스로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글로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감정 역시 정리되면서 속이 후련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의 대가 중 한 분인 레실 그린버그 또한 비슷한 견해를 제시합니다. 즉, 감정을 말로 표현하거나 글로 적음으로써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감정을 하나의 경험으로 객관화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감정에 압도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거리감은 힘과 주체성을 갖게 합니다."